김세훈 숙명여대 미래교육원장, “대학혁신지원사업과의 연계성도 고려, 지역사회와의 협력 강조” 평생교육 활성화 위한 정책과 방향 설정 필요…교육과정 내실화·교수자 역량 강화도 고려
[한국대학신문 김한울 기자] 학령인구 급감 등 교육 여건이 변화하면서 성인학습자 친화적 체제로 전환하는 대학들이 속속 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평생교육 협력모델을 구축해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숙명여대의 사례가 주목된다. 27일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가톨릭대 성의회관에서 열린 ‘제13회 대학혁신지원사업 웨비나(Webinar) 콘퍼런스’에서 김세훈 숙명여대 미래교육원장은 대학 내 평생교육 정착을 위해 펼쳤던 정책 및 과정들을 설명했다.
■ 대학 비전과 연계한 평생교육 방향성 설정…5가지 과제로 미래까지 준비한다 = 김세훈 원장은 많은 대학이 평생교육을 추진하고 있지만 대학 내 정착을 위한 고민과 어려움에 직면해 있는 점을 지적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숙명여대 미래교육원은 대학 전체가 가진 비전과 목표와 연계해 △뉴노멀 맞춤형 교육과정 개편 △평생학습 플랫폼 구축 △학습지원 서비스 확대 등 3대 전략을 세우고 11개 세부과제로 나눠 추진했다.
대학혁신지원사업과의 연계성도 고려했다. 김 원장은 “대학혁신지원사업을 통해 평생교육 신규 콘텐츠 발굴과 내실화에 집중했으며 인프라 개선, 지역 상생 특화·위탁 프로그램 운영도 활성화할 수 있었다”며 특히 지역사회와의 협력을 통해 ‘공유 상생 체계’ 구축에 주목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현재 숙명여대 미래교육원은 학점은행제, 비학위과정, 위탁교육사업 등 3가지로 나눠 평생교육 정책의 방향성을 잡았다. 김 원장의 발표에 따르면 이중 학점은행제로 운영되는 ‘외국어로서의 한국어학 전공’과 비학위과정으로 진행되는 ‘박물관 특설 과정’은 성인학습자들에게 적잖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미래교육원 명칭에 맞는 미래 수요를 고려한 평생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한편, 숙명여대만의 교육과정 필요성에도 주목한 점도 주효했다. 김 원장은 “다만 지속적 발전을 위한 과제도 만만치 않았으며 이를 위해 △특성화 △교육과정 내실화 △교수자 역량 강화 △전문성 강화 △지역사회 연계 확대 등 5가지 과제를 설정했다”고 밝혔다.
특히 교수자 역량 강화를 위해 퇴임을 앞둔 교수에게 퇴임 전 미래교육원에 강좌를 개설해 운영할 수 있도록 도와, 교수들과의 연계성을 높이고 전문성까지 확보할 수 있었다는 점도 성공 요인으로 꼽을 수 있다고 말했다. 지역사회 연계 확대를 위해서는 지역 수요를 반영하는 교육과정을 운영하겠다는 목표로 중부교육지원청과의 ‘교원직무연수’, 용산구와 ‘동네배움터 사업’ 등을 운영한 점을 소개하기도 했다.
■ “대학 내 평생교육 활성화 우수사례 개발·확보,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 최용섭 본지 주필 겸 편집인이 좌장을 맡고 이세용 가톨릭대 글로벌경영대학장과 김수연 영산대 부총장이 참석한 토론에서는 평생교육 활성화를 위한 우수사례 개발과 공유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이세용 학장은 평생교육 활성화에 나서는 대학이 많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의 정책과 대학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우수사례를 개발하고 확보하는 것부터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2021년부터 평생교육에 뛰어든 가톨릭대가 비교적 늦게 참여했지만 평생교육 체계를 구축, 고도화까지 추진할 수 있었던 점도 언급하면서 대학이 체계적인 정책과 방향성 설정에도 무게를 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가톨릭대가 평생교육 활성화를 위해 ‘부총장’을 평생교육 총괄책임자로 임명할 정도로 ‘진심’이라는 얘기도 꺼냈다.
그는 가톨릭대의 평생교육 성공 원인으로 △대학 내 구성원 사이의 의사소통을 통한 방향 설정 △다양한 위원회 활동을 통한 평생교육 운영과 성과에 대한 효율적 관리 △총장 이하 대학 본부의 적극적인 지원 등을 꼽았다. 이상 3가지 요인 가운데 총장의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가톨릭대의 향후 평생교육의 방향성과 관련해선 학위과정과 비학위과정의 통합, 평생교육 체계 고도화에 집중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동시에 6개 혁신 전략을 세우고 학사구조 개편을 통해 대학 내 평생교육 ‘뿌리 내리기’에 집중하겠다고 덧붙였다.
■ 지자체·기업과 논의 없이 평생교육 활성화 추진하기 어려워 = 김수연 영산대 부총장은 평생교육 체제 변화에 주목했다. 김 부총장은 “지금까지 평생교육을 복지 차원에서 접근했다면 이제는 기본적인 권리 차원으로 바라봐야 한다”며 대학이 직업교육을 위시한 ‘평생직업교육’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가올 RISE 체계와 지방시대를 준비하기 위해 지자체와 협력한 평생교육 모델의 필요성을 제안하기도 했다. 대학이 대체할 수 없는 지역 평생교육의 ‘허브’이자 중심 역할을 맡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평생교육 모델은 지자체, 기업과 면밀히 논의한 후에 결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부총장은 현재 평생학습 체계 구축에서 지자체, 지역 기업, 대학이 갖고 있는 생각이 모두 다른 점을 지적하며 평생교육의 ‘지자체-대학-기업 협력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한 대학, 지자체, 기업 간 사전 협의의 필요성도 짚었다. 그는 “대학이 아무리 평생교육 활성화를 위해 노력해도 지자체와 기업이 따라오지 않으면 대학만의 구호로 남게 된다”며 “대학이 선제적으로 세 기관이 공감할 수 있는 합리적 기준을 제시하며 평생교육 체제 변혁을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